닥터 배의 의학정보★ :: 외상성 뇌손상 (6) ::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반응형

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 외상성 뇌손상 합병증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지난 글에서 외상성 뇌손상 합병증 중 행동이나 정신적 문제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외상성 뇌손상 급성기의 예후인자에 대하여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예후 (prognosis) 라는 말이 생소하신 분도 있으실텐데요. 

간단히 말하면 병의 진행이나 회복에 관한 예측을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영향을 미치는 인자들은 크게 인구학적, 임상적, 바이어마커들로 나누어 볼 수 있으며 이들 예후인자를 통해 외상성 뇌손상 후의 결과를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인구학적 인자


여성의 경우 좀 더 안좋은 예후의 위험인자 입니다. 특히 경증의 손상을 포함할 때 두드러지며, 뇌진탕 후의 증상을 좀 더 흔히 호소합니다. 손상 후 초기에 에스트로겐의 증가는 더 높은 사망률, 전반적으로 안 좋은 결과와 상관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험실 연구에서는 여성 호르몬이 뇌 부종, 흥분성 세포독성, 산화 손상, 염증과 같은 이차 손상의 다양한 생화학적 기전에 대해 신경을 보호하는 효과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프로게스테론을 신경보호치료로 사용하는 방법이 현재 임상 연구중입니다. 


고령에서의 외상성 뇌손상은 신체 균형 감소 등으로 젋은 연령보다 낙상에 의한 경우가 많고 중증도나 사망률이 높습니다. 



또한 연결 정맥 (bridging vein) 이 취약하여 경막하 출혈 (SDH) 의 발생률이 높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제 지난 블로그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부정맥이나 인공판막등으로 인해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아 낙상 시 뇌내출혈이 잘 동반되기도 합니다. 실험실 연구에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상이나 보다 많은 산화적 스트레스 (oxidative stress) 등이 관찰되었습니다. 재활치료 후 퇴원시의 결과는 고령과 젊은 연령 모두에서 종종 비슷하지만, 비슷한 결과를 얻기 위해 투입되는 자원의 양이나 병원 비용이 많고 입원재활치료의 기간이 깁니다.


우연한 사고가 아닌 의도적이거나 폭력에 의한 외상성 뇌손상, 술이나 불법적인 물질 남용에 의한 경우들은 좀더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임상적 인자


글래스고우 혼수 척도 (GCS) 가 현재 외상 후 신경학적 손상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주된 방법입니다. 


혼수 기간 (coma duration) 은 손상의 중증도와 연관이 있으며, 2주 이상일 경우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외상 후 기억상실증 (PTA) 기간은 미만성 축삭 손상 (DAI) 와 연관 있으며 강력한 기능적 예후 예측 인자로써, 2주 미만일 경우 회복이 좋은편인 반면 4주 이상일 경우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디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뇌압 (ICP) 상승과 뇌 관류압 (CPP)의 감소는 나쁜 예후와 연관이 있습니다. 중증 손상 후 초기에 뇌압은 종종 상승할 수 있지만, 늦게 상승하는 것은 보다 심각한 문제이며 낮은 뇌 관류압의 경우 손상 2년 후의 예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CT와 같은 영상의학적 소견 또한 예후 예측에 도움이 됩니다. 미만성 축삭 손상 (DAI) 의 경우 뇌 위축 (cerebral atrophy) 이 오게 되며, 혼수상태와 외상 후 기억상실증과 연관이 있는데, 이들은 위에서 설명드린것과 같이 장기 예후와 연관이 있습니다. 외상성 거미막하 출혈 (지주막하 출혈) 은 다른 유형의 출혈 병변보다 좀더 예후가 나쁩니다. 



중심선 이동 (midline shift) 의 경우 뇌압의 증가를 반영하며 예후가 나쁘고, 경막 외 출혈 (EDH) 의 경우 수술로 혈종을 제거하면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습니다. 


중심선 이동으로 구조물들이 환자의 좌측뇌로 밀린 모습입니다.


전기생리학적 검사의 일종인 체성감각 유발전위 검사 (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 SSEP) 가 예후를 예측하는데 활용되기도 합니다. 중증 환자에서 퇴원시, 퇴원 후 6개월 및 12개월의 기능적 예후와 관련이 있습니다. 중심 전도 시간 (central conduction time, CCT) 이 지연되거나 N13/N20 진폭 비율 (amplitude ratio, AR) 이 감소할 경우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으며, 뇌 피질 반응이 양측 모두 소실될 경우 예후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출처 : Singh G. 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 monitoring. J Neuroanaesthesiol Crit Care 2016;3:97-104.


뇌파 검사 (EEG) 에서 정상 각성-수면 패턴 (normal wake-sleep pattern)은 좋은 예후인자 입니다. 그외 다양한 파형의 활동성이나 패턴 등을 통해 예후를 예측하는데 이용하며, 그 중 가장 안좋은 예후 인자는 전기 신호가 계속 일정한 등전위 뇌파 (isoelectric EEG) 입니다. 


출처 : Electrophysiologic Study of a Method of Euthanasia Using Intrathecal Lidocaine Hydrochloride Administered during Intravenous Anesthesia in Horses - Scientific Figure on ResearchGate. Available from: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Isoelectric-EEG-pattern-recorded-at-the-time-when-brainstem-reflexes-were-absent_fig1_281427802 [accessed 7 Mar, 2019]


뇌파 검사에서 파형이 나타나지 않고 평평한 모습이 관찰됩니다. 녹색 사각형 표시한 부분은 뇌파가 아니라 심전도 검사에서 심장 박동이 기록되는 것이니까 착각하지 마세요~


바이오마커


전통적으로 바이오마커는 체액에서 측정되는 단백질들이었지만, 최근에는 유전자도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단백질체학 (proteomics)


외상성 뇌손상에서 확인된 바이오마커들은 구조적 손상들을 나타냅니다. 별아교세포 (astrocyte) 에서는 'S100B', 신경 수초 (myelin) 에서는 수초 염기성 단백질 'MBP (myelin basic protein)', 신경 세포의 세포질 (cytoplasm) 에서는 'NSE (neuronal-specific enolase)' 가 존재하며, 손상 시 세포 안에서 밖으로 유출되어 뇌척수액 내 농도가 증가하게 됩니다.  


이러한 바이오마커들은 진단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예후 판정에도 유용한 면이 있습니다. 상승 수준이나 기간들이 사망률, 전반적인 치료 결과 등과 연관이 있습니다. 


또한 손상의 원인을 감별 진단하는데 쓰이기도 하고, 저체온 요법이나 프로게스테론 치료 등의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 하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바이오마커들을 임상 치료에 적용할 때 제한점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S100B'나 'NSE'는 수반되는 손상이나 출혈성 쇼크 환자에서는 신뢰성에 제한이 있으며 'S100B'는 또한 2세 미만에서는 유용하지 않습니다.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glutamate) 가 뇌손상 후 초기에 증가한다고 말씀드린적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2차 손상 중 흥분성 세포 독성 (excitotoxicity) 등이 일어나게 되는데 나쁜 예후와 상관이 있습니다. 


그 외 예후와 연관이 있는 바이오마커들로 산화 손상을 나타내는 'F2-Isoprostane', 세포 자멸사와 관련된 미토콘드리아 표지자인 'cytochrome c' 와 'BCL-2', 세포골격 단백질인 'αⅡ spectrin', 뇌척수액의 전염증 및 항염증 표지자 들이 있습니다. 


유전체학 (genomics)


아포지질단백질 E (Apolipoprotein E, APOE) 이 혈중 지질단백질 수송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습니다. 다양한 동형단백질 (isoform) 중에서 APOE4의 발현과 알츠하이머 병의 위험성 증가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많이 발표되었습니다. 외상성 뇌손상 또한 알츠하이머 병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하게 퇴행성 병리상태를 촉발시킨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한 대규모 연구에서는 APOE4 대립형질 (allele) 을 가지고있는 청소년기 및 젊은 성인의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은 이 대립형질을 가지고 있지 않은 환자들보다 예후가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 병에서 자주 언급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β-amyloid) 축적이 외상성 뇌손상에서 어떠한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외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외상성 뇌손상 후의 기능 결손들과 관련 있는 유전자들은 'IL-1β', 도파민성 유전자의 몇가지 이형들, 'DAT' 유전자 등이 있습니다. 


염색질 (chromatin) 은 이중나선 DNA가 히스톤 (histone) 단백질을 감고 있는 형태인 뉴클레오솜 (nucleosome) 을 기본단위로 하여 구성된 DNA-단백질 복합체입니다. 후성유전체 (epigenome) 는 '염색질'과 염색질과 주변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발생되는 '염색질의 변화 패턴'으로 구성됩니다. 염색질 리모델링 연구나 후성유전체적 변경 및 바이오마커 등과 관련된 연구도 진행중인 상태입니다. 



바이오마커 부분은 굉장히 생소한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읽으시고, 그냥 이러이러한 지표들이 있고 관련 연구가 진행중이라고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외상성 뇌손상 마지막 순서로 흔히 사용하는 CT, MRI 외에 다른 영상의학적 평가 방법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블로그 이미지

닥터 배

재활의학과 전문의 취득하고, 현재 병원 근무중입니다. 근거가 있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