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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 외상성 뇌손상 합병증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지난 글에서 외상성 뇌손상 합병증 중 인지기능 장애와 이에 대한 약물치료 및 중재방법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외상성 뇌손상 후의 행동이나 정신적 문제에 대하여 소개하겠습니다. 


외상성 뇌손상 후 행동이나 감정, 정서 상의 변화들이 흔히 발생합니다. 그 중에서도 초조 (agitation), 저각성 상태 (hypoarousal), 수면 장애 (sleep disturbance), 우울증 (depression),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 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초조 (Agitation)

 

 

회복의 급성기에 흔히 나타나는 문제로 정의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대략적으로 발생률이 11~42% 정도입니다. 란초 로스 아미고스 척도에서 4단계가 혼동 및 초조 상태입니다 (confused and agitated)


Bogner 와 Corrigan 은 초조를 '의식이 변화된 상태동안 발생하는 하나 이상의 과도한 행동' 이라고 정의하였습니다. 이 정의는 공격적인 신체적 또는 언어적인 행동 뿐만 아니라 차분하지 못하고, 억제력을 잃는 것까지 포함합니다. 따라서 의식 상태의 변화가 없을 때의 공격적이거나 화 내는 행동이나 단순히 짜증내는 모습 등은 초조 (agitation) 와 다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는 '과도한' 입니다. 문제가 되는 행동들이 기능적 활동을 방해하고 주변 사람에 의해 억제되지 않습니다.


위에 정의된 것처럼 초조는 외상성 뇌손상 후 회복의 급성기에 발생하며, 환자들은 이 시기에 외상 후 기억상실증 (PTA)을 겪고 있습니다. 이 시기의 환자들은 지남력이 상실되어 있고, 혼동 상태이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없습니다. 의료진과 의사소통 하거나 개인의 요구를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가 초조 상태일때 통증이나 다른 해로운 자극이 없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합니다. 의료진들은 초조 행동들이 뇌 손상의 결과로 인한 의학적 상태임을 인지하고, 공격적인 행동들을 최소화하고 환자의 안전과 치료에의 참여를 최대화할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초조 증상들은 비특이적 증상들이기 때문에 다른 원인들에 대한 검사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폐 색전증, 전해질 불균형, 감염, 수면 장애, 통증 등입니다. 


초조의 평가

 

 

초조와 연관된 행동들을 평가할 수 있는 척도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외상성 뇌손상에서 대표적으로 초조 행동 척도 (agitated behavior scale, ABS) 를 사용하여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환자의 회복 과정을 모니터링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초조에 대한 약물치료나 행동적 중재요법들의 효과를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초조 행동 척도 


1. 짧은 주의력, 쉽게 주의가 분산됨, 집중할 수 없음

2. 통증이나 좌절상황에서 충동적이고 참을성 없으며 잘 견디지 못함

3. 치료에 비협조적이며 저항함

4. 사람들에게 폭력적이거나 위협적인 행동

5. 폭발적이거나 예측할 수 없는 행동

6. 흔들거나, 문지르거나, 신음소리를 내는 등의 스스로 자극하는 행동

7. 치료용 튜브나 억제대 등을 잡아당김

8. 치료실에서 돌아다님

9. 쉬지않고 과도한 움직임

10. 움직임이나 언어적으로 반복적인 행동

11. 빠르고, 목소리가 크고, 과도한 말하기

12. 갑작스러운 기분의 변화

13. 울음이나 웃음이 쉽게 유발되거나 과도함

14. 스스로 신체적으로나 언어적으로 학대함


각각의 항목은 1~4점으로 평가하게 됩니다.


1 = 없음 (absent) : 제시된 행동이 없는 상태

2 = 약간 있음 (slight degree) : 제시된 행동이 있지만, 정황상 적절한 행동을 하는 것을 방해하지는 않는 상태. 스스로 적절한 행동으로 고칠 수 있음.

3 = 어느정도 있음 (moderate degree) : 초조 행동에서 적절한 행동으로의 방향설정이나 지시가 있어야 하며, 외부에서 단서를 주어야 함

4 = 심하게 있음 (extreme degree) : 초조 행동으로 방해를 받아서 외부에서 단서를 주거나 다시 지시를 해주더라도 적절한 행동을 수행할 수 없는 상태 


점수의 분포는 14점 ~ 56점이며, 총점이 21점 (cut off value) 을 초과하게 되면 초조 상태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28점을 초과하게 되면 중등도의 초조 증상으로 치료 개입이 필요합니다. 


초조의 치료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은 행동이나 환경변화를 통한 치료입니다. 


행동 치료


당근과 채찍 방법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긍정적이고 협조된 행동에는 칭찬을 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지만, 부정적이고 무절제한 행동은 무시하는 방법입니다. 

 

 

환자가 신체적으로 결박당할 필요가 있을 경우 억제대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외국에서는 직접적인 결박 보다는 그물 침대 (net bed) 나 Craig bed 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정도가 아니면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환경 변화


지난 블로그 글 (링크) 에서 외상성 뇌손상 후 인지기능장애에서의 환경적 중재요법 부분을 참고하시면 이해가 쉬우실것 같습니다. 

① 방문객 수를 제한하거나, 치료 시간 중 자주 휴식을 취하게 하는 등 환경자극의 수준을 감소 시킵니다. 

② 환자의 혼동 상태를 감소시키기 위해 일정한 시간, 일정한 치료진이 치료를 제공합니다.

③ 환자 스스로나 다른사람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도록 보호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net bed나 Craig bed를 사용하거나 휠체어에 앉아 있을 때는 뒤로 매는 안전벨트 등을 사용하여 도움 없이 일어나려고 하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막아줍니다. 또한, 기관절개관이나 위루술 관을 뽑으려고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일때는 벙어리장갑 (최근에는 장애인 비하 문제로 엄지장갑으로 바꾸려고들 합니다) 이 효과적입니다. 

 

안전에 문제가 없는한 환자가 하고 싶은 대로 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약물치료


만약, 행동/환경 변화로 치료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혹은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을 경우 약물 치료를 시도하게 됩니다. 주의할 것은 초조상태에서 회복되기 위해서는 인지기능의 향상이 필요한데 초조행동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들에 의해 과도하게 진정되면 오히려 초조 기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향정신성 약물을 사용할 때 이런 부작용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치료 하기 전 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유발할 수 있는 항콜린성 약제, 항경련제, 항구토제, 도파민 길항제, H2 차단제, 삼환계 항우울제 등의 복용력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과거의 연구에서 도파민 수용체 길항체 (D2 receptor antagonist) 역할을 하는 향정신병 약물인 할로페리돌 (haloperidol) 을 사용할 경우 운동기능의 회복과 인지기능등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하였습니다. 따라서 부작용이 적은 비정형 향정신병 약물 (atypical antipsychotic drug, AAP) 가 외상성 뇌손상 관련된 초조에 좀더 적합합니다.


그러나 비정형 향정신병 약물 중에서도 올란자핀 (olanzapine) 이나 리스페리돈 (risperidone) 등 여러 약물에서 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보였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쿠어티아핀 (quetiapine, 상품명 : 쎄로켈 등) 이 도파민 수용체에 미치는 영향과 부작용이 적어서 외상성 뇌손상 후의 초조 행동에 가장 흔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향정신병 약물 사용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신경이완제 악성 증후군 (neuroleptic malignant syndrome, NMS) 으로 초조 증상과 유사한 행동을 보이지만 치료에 반응이 더디거나, 고열, 경직 등을 동반할 경우 응급치료가 필요합니다. 비정형 향정신병 약물에서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합니다. 


베타 차단제 (β-blockers : 프로프라놀롤 propranolol 등) 도 흔히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최근의 코크란 데이터베이스 리뷰에서는 베타 차단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효과적인 사용에 대한 근거가 충분하다고 하였습니다. 사용할 경우엔 빨리 증량하고 효과가 있으면 천천히 감량하도록 하며, 혈압을 주의깊게 살펴야 합니다.


항경련 약물인 테그레톨 (tegretol) 이나 발프로산 (valproate) 들도 흔히 사용되지만, 이들의 효능에 대한 연구는 제한적입니다.


벤조디아제핀 (benzodiazepine) 도 GABA-A 수용체 효능제로 초조 증상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다만 로라제팜 (lorazepam, 상품명 : 아티반 등)은 역설적으로 초조 증상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권장하지 않습니다. 


이상 초조 증상에 대한 치료까지 살펴보았습니다.

참고로 고령의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서는 초조 행동이 뇌손상 때문일 수도 있지만, 치매나 다른 인지기능 손상과 관련되어 기존에 있던 행동들이 악화되어 나타나는 형태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고령일수록 요로감염, 통증 등과 같은 의학적 문제에 따른 섬망 (delirium) 을 쉽게 겪는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초조증상은 환자들의 개인차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2~3주 정도 지속됩니다. 반드시 나쁜 증상으로만 바라보기 보다는 인지 기능과 지남력이 회복되고 외상 후 기억상실증 (PTA)에서 벗어나는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로 인식하고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면서 최대한 치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저각성 상태 (Hypoarousal)

 

 

망상체-시상 (reticulothalamic), 시상-피질(thalamocortical), 망상체-피질(reticulocortical) 네트워크의 구조물이나 이들을 연결하는 백질 섬유 (white matter fiber) 에 손상을 입게 되면 중증도에 따라 피로, 저각성, 최소 의식 상태, 식물인간 상태, 혼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저각성 상태일때 환자들은 당연히 피로를 호소하고, 치료 도중 잠들어버리거나 각성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자주 옆에서 깨워줘야 합니다. 


각성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시, 진정 (sedation) 부작용이 있는 약물이 있는지 검토해보아야 합니다. 필요하다면 약물 복용 중단, 용량 줄이기, 복용 시간 바꾸기, 대체 치료법 사용 등도 고려해야 합니다. 

 

치료


약물 치료

메틸페니데이트, 아만타딘, 기타 정신자극제 등을 사용할 수 있는데 지난 블로그 글에서 소개했던 부분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것같습니다. 링크해 드리겠습니다.


행동 치료

하루 중 언제 저각성 상태가 가장 문제가 되는지 파악한 후 치료 중간에 휴식을 주거나, 가장 어려운 과제를 하루 중 환자가 가장 깨어있는 상태일때 훈련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됩니다. 일부 환자들은 신체 활동 후 좀 더 각성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신체 활동 후 인지 기능 훈련 등을 시행하는 것이 도움될 수도 있습니다.


수면장애 (sleep disturbance)


대개 일차 및 이차 손상과 관련된 전반적인 뇌 기능장애로 인해 수면장애가 발생합니다. 환자들은 생체 리듬 (circadian rhythm) 의 변화, 수면 패턴이나 시간 등의 문제로 치료에 종종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수면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원인은 신경정신적 상태, 초조, 약물치료, 통증, 소음 등의 과도한 환경 자극 등 다양합니다. 


외상 후 수면 패턴은 렘 수면시 급속 안구 운동 (rapid eye movement) 과 느린 파형 수면 (서파수면, slow wave sleep) 감소가 특징적입니다. 

 

렘 수면시 수면다원 검사 결과지 입니다. 빨간색 사각형 부분이 뇌파 검사 부분이며, 빨간색 밑줄 친 부분이 안구 운동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수면장애의 정상화는 인지기능의 회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졌습니다.

 

치료


약물치료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서 수면장애가 있을 경우 흔히 트라조돈 (trazodone, 상품명 : 트리티코 등) 을 사용합니다. 선택적 세로토닌 (5-HT) 재흡수 억제제이자 5-HT2 수용체 길항제로써, 수면의 전체적인 양을 증가시키고, 숙면의 비중을 증가시키고, 중간중간에 깨는 횟수를 줄임으로써 자연스러운 수면 주기를 도와줍니다. 용량 및 용법은 보통 50-200mg을 자기 전 1회 복용 합니다. 

 

 


행동치료

주변 자극 조절, 수면 위생 교육등이 도움될 수 있습니다. 낮동안 낮잠을 적게 자거나, 잠잘 시간 즈음엔 텔레비전을 끄고 다른 자극들을 줄이고, 저녁에는 너무 큰 활동 대신 조용한 활동을 하고, 자는 동안 약한 조명을 사용하거나 아예 끄는 방법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치료들이 효과가 있는지 수면장애가 호전되고 있는지 모니터링 하기 위해 수면 일지 작성을 추천합니다. 


정신과적 문제

 

환자가 뇌 손상을 입기 전에 정신과적 병력이 있는지 잘 조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자들이 외상 후 기억상실증 (PTA) 기간에는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신의 장애가 어느정도인지 종종 인식하지 못하지만 회복됨에 따라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정신적으로 반응을 하게 됩니다. 기존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있었던 사람 뿐만 아니라 정신과적 병력이 없었던 환자들도 감정의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우울증 (depression)

 

Gillian Blease/Getty Images

 

외상성 뇌손상에서 가장 흔한 정신과적 문제입니다. 수상 후 첫 1동안 유병률이 가장 높지만, 지연된 형태로도 흔히 발생합니다.

 

이러한 우울증의 원인 뇌 손상으로 인한 결과인지, 다치기 전부터 내재되어 있던 성향인지, 손상에 대한 심리적 반응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또한 수상 전 정신과적 병력, 나이, 성별, 손상의 중증도 등이 우울증 발생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손상 후 뇌의 생화학적 변화에 의해 초래된다는 결과가 있기 때문에, 약물치료가 종종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 삼환계 항우울제 (tricyclic antidepressant, TCA) 등이 대표적인 치료약입니다. 삼환계 항우울제의 경우 항콜린성 작용으로 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최근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더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평가 방법으로는 DSM-IV criteria, 벡 우울 척도 (Beck depression Inventory, BDI), 해밀턴 우울 척도 등 다양한 도구가 있습니다

 

외상 후 우울증은 정신운동의 느려짐 (psychomotor slowing), 정보 처리 속도의 감소, 기억력 감소, 문제 해결에 있어서 유연성의 감소 등 인지 기능 손상과 연관이 있으며 나쁜 예후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


주로 전쟁, 큰 사고 등이 겪은 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연구에서 외상성 뇌손상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발표되었습니다. 그러나 손상의 중증도에 따른 영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상당한 의식 소실이 있거나 수상 당시 사건에 대해 기억상실증이 있는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좀 더 낮습니다. 의식소실이 없거나 잠깐만 있는 경증의 외상성 뇌손상 같은 경우 다치기 까지의 과정과 다치고 난 후 사건들에 대해 회상하기 쉽기 때문에 좀 더 발생가능성이 높은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 기억이 없다고 하더라도, 무의식중에 스트레스 반응들을 나타낼수는 있습니다. 좀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외상성 뇌손상의 합병증이 너무 다양한 만큼 9차례에 걸쳐서 길게 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음에는 급성기 예후 인자에 대해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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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

재활의학과 전문의 취득하고, 현재 병원 근무중입니다. 근거가 있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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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 외상성 뇌손상 합병증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지난 글에서 '의학적 측면에서의 재활 평가' 그리고 외상성 뇌손상 합병증 중 외상 후 경련 (PTS), 이소성 골화증 (HO)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나머지 합병증들에 대해서 차례차례 소개하겠습니다. 


① 외상 후 경련 (posttraumatic seizure, PTS)

② 이소성 골화증 (heterotrophic ossification, HO, 이소성 골형성)

③ 심부 정맥 혈전증 (deep vein thrombosis, DVT)

④ 삼킴장애와 영양

⑤ 위장관/방광 기능장애 

⑥ 기도/호흡기 장애

⑦ 경직 과 관절구축 (spasticity and contracture)

⑧ 정상 뇌압 수두증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NPH)

⑨ 내분비 기능장애


3. 심부 정맥 혈전증


환자들의 이환률과 사망률을 높이는 중요한 합병증으로, 특히 심부 정맥 혈전증에 따른 폐 색전증 (pulmonary embolism) 은 중요한 사망원인입니다. 약 40%정도에서 발생한다고 추산됩니다. 



위 애니메이션 처럼 피떡이라고도 하는 혈전이 혈관내에 발생하게 되고 점점 커지거나 일부가 떨어져 나와서 혈류를 막게 되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이러한 혈전이 발생하는 병태 생리로는 Virchow's triad 가 유명합니다. 

① 정맥 정체 (venous stasis)

② 과응고 성향 (hypercoagulability)

③ 혈관 내막 손상 (intimal or endothelial injury)




위험인자

① 고령

② 중증의 손상

③ 장기간의 부동상태 (immobilization)

④ 비만

⑤ 골절

⑥ 혈액 과응고 장애

⑦ 패혈증

⑧ 이전의 심부 정맥 혈전증 병력


증상
대개 편측부종, 열감, 통증




진단

이중 초음파 검사 (duplex sonography) : 도플러와 2D 초음파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검사로 심부 정맥 혈전증 진단에 있어서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gold standard) 초음파 프로브로 정맥을 압박하면서 검사하는데 심부 정맥 혈전증이 있을 경우 정맥이 압박되지 않습니다. 처음 시행한 검사에서 정상 결과이더라도 강하게 의심되는 경우 1~2주 후 검사를 반복시행할 것을 권고합니다. 



혈액검사 : FDP, D-dimer 종종 검사하지만 감염이나 수술 등 다양한 환경에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검사의 특이도는 낮으며 진단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음성예측도 (negative predictive value)가 높아서 혈액검사 수치가 정상일 경우 심부 정맥 혈전증을 배제할 수 있습니다.


환기-관류 폐 스캔 (ventilation-perfusion lung scan) : 호흡곤란, 흉통, 빈맥, 빠른 호흡, 발열 등 폐 색전증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보일 때 확인하기 위해 시행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 동위원소를 사용하는 검사이며환기 관류 불균형 소견 (V/Q mismatch) 이 관찰되며, 2개 이상의 구역에서 관찰될 경우 90% 이상의 진단적 가치가 있습니다. 



A는 환기 상태를 본 것인데, 환기는 전체적으로 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B는 혈액의 관류 상태를 본 것인데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들을 비롯하여 다발성으로 관류가 감소되어 방사성 동위원소 uptake가 감소하여 희게 관찰됩니다. 환기 관류 불균형 소견입니다.


나선형 컴퓨터 전산화 단층 촬영 (spiral CT) : 최근에는 폐 색전증이 의심될 경우 환기 관류 폐 스캔보다 선호되고 있습니다.


예방

최근 중증의 외상성뇌손상이나 두개강내 출혈 후 24~72시간내 헤파린이나 저분자량헤파린 (low-molecular-weight heparin, LMWH)을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목적으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지만, 재출혈은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에 재출혈 위험성에 대하여 신경외과의사와 꼭 상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재출혈 위험성 때문에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요법을 시행할 수 없는 환자들에서는 기계적인 압박 장치 (mechanical compression device) 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간헐적 공기 압박 (intermittent pneumatic compression, IPC) 라고도 하며 아직 효과 측면에서 완벽히 연구되지는 않았지만, 사용할 경우에는 적절한 크기로 하루에 허용된 최대한의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서 얼마의 기간 동안 심부정맥 혈전증 예방요법을 시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재활환자에서는 30미터 이상 보행할 수 있는지 여부를 이정표로 삼기도 합니다. 


치료

항응고제 치료를 기본으로 하게 되며, 목표는 혈전이 더 전파되는 것을 막고, 폐색전증의 예방, 심부정맥혈전증 재발 방지 입니다. 다만, 이미 발생한 혈전을 용해시키는 것은 아닙니다.


헤파린 : 전통적으로 사용해 온 항응고제 (anticoagulant) 이지만 혈액 검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aPTT 수치를 확인해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저분자량헤파린 : 기존의 헤파린에 비해 좀더 피하에서 흡수가 잘되며, 반감기가 길어서 주사 횟수가 적고, 혈소판감소증의 위험성이 낮고, 혈액검사를 통한 모니터링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와파린 : 헤파린, 저분자량헤파린은 주사제이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요법으로 선택하는 경구 약물입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주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INR 이라는 수치를 확인하여 적정 수준 (보통 2.0~3.0) 을 유지하도록 용량을 조절해야 합니다. 비타민 K 결핍이 있거나 여러가지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약물 상호작용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④ 대정맥 필터 (vena cava filter)
항응고 예방요법 실패하였을 때

하대정맥이나 장골정맥에 혈전증 발생하였을 때

항응고 치료에 금기사항일때 (출혈위험성, 혈소판감소증 등)





위 그림과 같이 그물망처럼 생긴 필터를 대정맥에 삽입하는 것입니다. 삽입 후 X-ray 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 삼킴장애와 영양


보통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은 대사량의 증가, 에너지 소비의 증가, 단백질 손실의 증가로 인해 칼로리와 단백질 요구량이 정상인 보다 증가합니다. 따라서 조기에 경장영양을 시행하여 영양을 적절히 공급해주는것이 이환율, 사망률을 낮추고 면역 기능 향상에도 도움이 됩니다. 


급성기에는 비위관을 통해 영양을 공급하기도 하지만 4주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연하장애 (2) 에서 소개해드렸듯이 경피적 내시경적 위루술 (PEG)과 같은 다른 방법을 고려하게 됩니다. 위식도역류가 있을 경우에는 튜브의 끝을 위보다 더 원위부에 위치한 공장에 위치시키기도 합니다. (jejunostomy) 


환자의 의식이 회복됨에 따라 연하장애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게 됩니다. 여

기에 대해서는 블로그의 삼킴장애 (연하장애) 글들을 참고하시면 될것 같습니다.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것은, 정상적인 구역 반사와 기침반사가 있다고 해서 완전히 정상적인 삼킴 기능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바로 증상없이 발생하는 불현성 흡인 (silent aspiration) 때문입니다. 


다음 글에서 또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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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

재활의학과 전문의 취득하고, 현재 병원 근무중입니다. 근거가 있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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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 외상 후 뇌손상 합병증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지난 글에서 환자들의 혼수상태로부터의 회복, 외상 후 기억상실증, 인지기능의 회복을 평가하는 방법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 부터는 좀더 실제적인 내용으로 입원환자 재활 (inpatient rehabilitation) 에 있어서의 평가와 치료에 대하 살펴보겠습니다.


외상성 뇌손상 후 입원환자 재활치료의 초점은 환자들의 기능적인 독립성(functional independence) 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재활치료는 여러분야의 전문가들의 팀으로 이루어 지게 되며, 여기에는 재활의학과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임상심리사 등이 포함됩니다.




의학적 측면에서의 재활 평가


입원환자 재활치료에 있어서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면 처음 평가 동안 전체적으로 철저한 신경학적 진찰을 시행합니다. 환자의 각성상태나 의사소통이 호전되면서, 예전에는 평가하지 못했던 추가적인 손상이 종종 발견되기도 합니다. 


안전하게 재활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공존하는 골절이나 다른 정형외과적 손상을 명확히 알아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근력 약화, 비정상적인 근육의 긴장도, 관절 구축의 유무, 뇌간반사 등을 신체진찰합니다. 의식수준 저하가 있거나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앞선 글에서 말씀드렸던 갈베스톤 지남력 기억상실증 검사 (GOAT), 글래스고우 혼수 척도 (GCS), coma near coma scale 등과 같은 검사 도구를 이용하여 각성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 연속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정도 의학적 상태가 안정되어 환자가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이나 재활병동으로 옮기더라도, 의학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최근에 외상성 뇌손상이 발생한 환자들에서 발생할 수 있고,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합병증들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치료 팀원들로부터의 피드백이 이러한 합병증을 발견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종종 제공해주기도 합니다.


외상성 뇌손상의 합병증과 치료


외상 후 뇌손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은 아래와 같이 다양합니다.


① 외상 후 경련 (posttraumatic seizure, PTS)

② 이소성 골화증 (heterotrophic ossification, HO, 이소성 골형성)

③ 심부 정맥 혈전증 (deep vein thrombosis, DVT)

④ 삼킴장애와 영양

⑤ 위장관/방광 기능장애 

⑥ 기도/호흡기 장애

⑦ 경직 과 관절구축 (spasticity and contracture)

⑧ 정상 뇌압 수두증 (normal pressure hydrocephalus, NPH)

⑨ 내분비 기능장애


1. 외상 후 경련




외상성 뇌손상 후 경련이 있었던 환자들이 2년이내에 두번째 경련을 할 확률이 86%에 달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수상 후 첫 2년이 경련의 위험성이 가장 높습니다. 


흔히 수상 후 발생시기에 따라 구분됩니다.


 

 수상 후 발생시기

 즉각적 (immediate)

 24시간 미만

 초기 (early)

 24시간 ~ 7일

 후기 (late)

 7일 초과



외상 후 경련 발생의 위험인자

① 중증 손상

② 양측 두정엽 뇌좌상 (biparietal contusion)

③ 경막 손상 

④ 여러차례의 두개강내 수술

⑤ 뇌 피질 좌상 (cortical contusion)

⑥ 경막하 출혈 

⑦ 상당한 정도의 중심선 이동 (5mm 이상)

⑧ 두개골 골절

⑨ 조기의 외상 후 경련


진단은 뇌파 검사 (EEG)를 시행합니다.


예방 및 치료



페니토인(phenytoin) 이 외상 후 경련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흔히 사용됩니다. 흥분성 신호를 억제하고, 억제성 신경전달물질 체계를 강화하여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Association of Academic Neurologists 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부하용량만큼의 페니토인을 조기에 정맥주사하고 무증상의 중등도~중증의 환자에게 7일동안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페니토인 외에도 경련 타입에 따라 카바마제핀(carbamazepine), 발프로산(valproate 상품명 : 데파킨, 오르필, 데파코트 등) 등도 전통적으로 사용되어 온 약입니다. 좀 더 최근에 개발된 약은 라모트리진(lamotrigine 상품명 : 라믹탈 등), 토피라메이트(topiramate 상품명 : 토파맥스 등), 레비티라세탐 (levetiracetam 상품명 : 케프라 등) 등이 있습니다.


경련 예방에 대한 근거가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이 항경련제 (anticonvulsant medication) 를 장기간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치않는 진정작용으로 인지기능의 회복에 방해를 받기도 합니다. 최근의 연구는 페니토인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세포의 죽음이 증가하고, 인지행동적인 기능의 저하를 가져온다고 합니다. 따라서 정확한 치료 기간에 대한 합의는 아직 없지만, 무분별한 장기간의 치료는 가능한한 최소화 되어야 합니다. 


2. 이소성 골화증


원래 위치에 있지 않고 다른 위치에 있는 것을 이소성 (ectopic) 이라고 합니다. 정상 골격 바깥쪽에 이소성 뼈가 생성되는 것이 이소성 골화증이며, 그 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이소성 골화증이 발생한 부분이며, 반대쪽 정상측과 비교해보시면 확연한 차이를 볼 수 있습니다.


발생률은 11~28% 정도이며, 


발생 위험 인자

① 중증의 외상성 뇌손상 환자

② 움직일 수 없는 부동상태 (immobility)

③ 경직(spasticity)

④ 골절

⑤ 자율신경기능이상 (dysautonomia)  


주로 상하지의 근위부 관절, 굽힘근 (flexor surface) 쪽에 발생하고, 관절강 내에 생기지는 않고 관절 주변부 (periarticular area) 에 발생합니다. 

그렇다고 근육 내에 생기는 것은 아니고 근막의 층 사이에 (layers of fascia) 발생하며, 가골이 아니라 성숙된 층판골 (mature lamellar bone) 형태입니다. 


진단

뼈의 대사과정을 반영하는 혈액 지표인 ALP (alkaline phosphatase), osteocalcin 등은 이소성 골화증에 비특이적이라서 진단을 위해 쓰이지는 않습니다. 뼈 스캔(bone scan)이 초기에 무증상의 경우에도 발견할 수 있는 민감한 진단방법이고, 일반 엑스레이 검사는 좀더 진행된 경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림 a에서 화살표 표시 부분에 이소성 골화증이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뼈 스캔을 실시하게 되면 그림 c (왼쪽 : 앞모습, 오른쪽 : 뒷모습) 처럼 이소성 골화증이 발생한 부분에 방사성 동위원소 uptake가 증가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증상

대개 통증, 열감, 부종 등이지만 무증상인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관절 가동 범위를 감소시켜 재활치료에 결과를 저해하기 때문에 중요한 합병증이라고 하겠습니다.


예방 및 치료

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인도메타신, indomethacin)

② 방사선 (irradiation)

③ 칼슘 이온 결합 킬레이팅제제 (에티드로네이트, etidronate)

④ 관절 가동 운동 (range of motion exercises)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비스포스포네이트 제제들이 예방과 초기 이소성 골화증 치료에 쓰이지만, 아직 근거가 충분하지는 않습니다. 


수술적 치료왠만하면 잘 시행하지 않지만 보행 향상, 옷입기나 식사시 좀더 편하게 하기 위함 등의 명확한 기능향상을 위한 목표가 있을 때 시행하게 됩니다. 보통 수상 후 1년 반 (18개월) 이상 경과한 상태에서, 이소성 골화증이 완전히 성숙한 상태에서 시행합니다. 


다음 글에서 이어서 나머지 합병증들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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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

재활의학과 전문의 취득하고, 현재 병원 근무중입니다. 근거가 있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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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지난 4차례 글에서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의 평가와 급성기 치료에 대해 소개하였습니다. 이번 글은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범위를 한정하자면 환자의 반응성과 인지기능의 행동학적인 평가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가지 정도 평가방법을 살펴보겠습니다

①혼수상태로부터 깨어나기

②외상 후 기억상실증의 평가

③인지기능 회복 과정의 평가


중환자실의 환자들이 일반병실로 옮기게 되거나 본격적인 입원 재활치료를 시작할지 결정하는 것은 대개 의학적인 상태의 안정성, 환경에 반응하고 치료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능력에 기반하게 됩니다. 




혼수상태로부터 깨어나기


혼수상태로부터 깨어나는 초기 단계에서 기능 정도를 평가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외부 자극에 반응하는 환자의 능력을 모니터링 하고 연속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이루어집니다. 표준화된 반응성 평가 도구인 Coma Near Coma (CNC) 척도 같은 것이 예 입니다. 아직 한국어 번역본은 없고, 아래 그림이 해상도가 낮아서 글 말미에 PDF 원본을 첨부하도록 하겠습니다. 



청각, 명령에 반응, 시각, 위협 자극에 반응, 후각, 촉각, 통증에 반응, 말소리 내기를 척도로 하여 11개의 테스트를 시행합니다. 테스트 완료 후 각 테스트 항목의 점수를 다 더하고, 점수가 매겨진 항목의 수로 나누면 평균값이 나오게 됩니다. 아래 표와 같이 상태를 분류하게 됩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시행하기를 권고하고 있으며, 폐렴이나 구토, 수두증 같은 환자의 신체상태 변화가 있으면 코멘트란에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레벨

평균점수 범위

의식 수준

0

0.00-0.89

No coma (혼수상태아님) 

1

0.90-2.00

Near coma (약간 혼수)

2

2.01-2.89

Moderate coma (중등도 혼수)

3

2.90-3.49

Marked coma (현저한 혼수)

4

3.50-4.00

Extreme coma (극도의 혼수)


외상 후 기억상실증의 평가


환자들이 혼수상태로부터 깨어나서 말로하는 질문에 반응할 수 있게 되면 Galveston Orientation and Amnesia Test (GOAT) 나 The Orientation Log (O-Log) 같은 평가도구를 통해 지남력(orientation), 외상 후 기억상실증 (posttraumatic amnesia, PTA)을 평가하게 됩니다. 


갈베스톤 지남력 기억상실증 검사 (GOAT)에 대해 살펴보면, 사람, 장소, 그리고 시간에 대한 지남력과 수상 당하기 전 & 후에 발생한 이벤트들에 대한 기억력을 평가합니다. 그래서 외상 후 기억상실증 뿐만 아니라 역핵성 건망증 (retrograde amnesia, RA) 도 평가합니다. 


총 14개의 질문이 있으며, 구두로 질문을 해서 대답을 평가합니다. 특이하게도 부정확한 대답에 대해서 오류 점수 (error score)를 평가합니다. 즉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면 0점입니다. 100에서 총 오류 점수를 더한 값을 빼면 최종 GOAT 점수가 됩니다. 제가 한글로 다시 번역한 표도 같이 보여드리겠습니다.


질문 

오류점수 

참고 

이름이 무엇입니까?

    /2

성과 이름 모두 말해야 함

언제 태어났습니까?

    /4

년월일 모두 말해야 함

어디서 살고 있습니까?

    /4

마을이름 정도면 충분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1) 도시

2) 건물

   


    /5

    /5

 

 

실제 마을 이름

보통 병원이나 재활센터

언제 이 병원에 입원했습니까?

    /5

날짜

여기에 어떻게 왔습니까?

    /5

운송수단

사고 후 기억할 수 있는 첫번째 이벤트는 무엇입니까?

    /5

있을법한 일이면 충분

좀 더 상세히 말해줄 수 있습니까?

    /5

적절한 상세설명

사고 전 회상할 수 있는 마지막 이벤트를 설명할 수 있습니까?

    /5

있을법한 일이면 충분

지금 몇 시 입니까?

    /5

30분 오차마다 1점감점

지금 무슨 요일입니까?

    /3

1일 오차마다 1점감점

지금 몇 일 입니까?

    /5

1일 오차마다 1점감점

지금 몇 월 입니까?

    /15

1달 오차마다 5점감점

지금 몇 년도 입니까?

    /30

1년 오차마다 10점감점

총 오류

  

100 - 총 오류

 

(-)값이 나올 수 있음

  

외상 후 기억 상실증 (PTA) 기간의 정의는 GOAT 검사 점수가 75점 미만인 경우입니다. 


연속된 2일의 검사를 기준으로 결과를 분류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GOAT 점수 

결과 상태 

75점 이상

외상 후 기억상실증에서 벗어남 

66~75점

중간 상태  

66점 미만

외상 후 기억상실증 상태 


GOAT나 O-Log 같은 경우 지남력 상실 (disorientation) 과 기억상실증 증상에 대해 주로 초점이 맞춰져있지만, 섬망(delirium) 이나 정신과적 증상 같은 다른 혼동의 요소들도 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지기능 회복 과정의 평가


Ranchos Levels of Cognitive Functioning Scale (LCFS) , 흔히 Ranchos scale 혹은 Ranchos Los Amigos scale 이라고도 합니다. 혼수상태로부터 깨어나서, 외상 후 기억상실증이나 섬망 단계를 지나 거의 정상의 인지 기능을 수행하기까지의 인지기능 회복 단계를 평가하는데 널리 쓰이는 도구입니다. 



총 8개의 레벨로 나누어 평가하게 됩니다. 한글로 다시 알려드려보겠습니다. 


레벨1 : 무반응

- 외부 자극에 반응하지 않으며, 잠든것 처럼 보인다


레벨2 : 일반적 반응 

- 외부 자극에 비특이적, 비일관적, 비의도적인 방식으로 제한된 반응을 보인다.


레벨3 : 국소적 반응

- 외부 자극에 시간 지연을 두고 구체적이지만 비일관된 방식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움직임에 대한 단순한 명령을 따르지는 못한다.


레벨4 : 혼동된(confused), 흥분된(agitated) 반응

- 기이하고, 비의도적, 일관성이 없거나 부적절한 행동을 보인다. 주의집중력이 짧고 비선택적이다.


레벨5 : 혼동된, 부적절한, 하지만 흥분하지는 않은 반응

- 복잡한 자극에 대해 무작위, 비의도적인 반응을 보인다. 간단한 명령들은 지속적으로 따른다. 하지만 기억력과 선택적 집중력이 손상되어 있으며 새로운 정보를 습득할 수 없다.


레벨6 : 혼동된, 하지만 적절한 반응

- 적절한 맥락을 따르며, 목표 지향적 (goal-directed) 인 반응을 보인다. 목표는 외부에 의존적이다. 재학습은 가능하지만 새로운 임무는 학습하지 못하며,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문제는 지속된다.


레벨7 : 자동적 (automatic), 적절한 반응

- 친숙한 환경에서 적절하게 행동하고, 일상의 루틴 활동들을 자동적으로 (로봇처럼) 수행한다. 정상 속도보다는 느리지만 새로운 학습을 할 수 있으며 사회적 상호작용을 시작한다. 하지만 판단력은 아직 손상되어 있다.


레벨8 : 의도적, 적절한 반응

- 환경에 대해 지남력이 있으며 적절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추상적 추론 능력이 병전 상태와 비교시 감소되어 있다.


이번 글은 굉장히 생소하고 낯선 내용이었을 것 같습니다. 딱딱하게 글만 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을 것 같네요.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으로 입원환자의 재활 평가, 합병증, 치료에 대해 다룰텐데 좀더 실제적인 내용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coma near coma scale.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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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

재활의학과 전문의 취득하고, 현재 병원 근무중입니다. 근거가 있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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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평가와 치료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 이번 글은 5번 항목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① 경증 외상성 뇌손상 (뇌진탕) 의 치료

② 중등증 ~ 중증 외상성 뇌손상의 급성기 치료

③ 급성기 동안 생리학적인 평가방법

④ 신경영상학적 평가방법

⑤ 의식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치료


5. 의식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치료

중증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 일부는 오랜 기간동안 의식 장애를 겪습니다. 예후 추정을 위해서 상태를 분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데, 3가지 정도의 용어를 소개하겠습니다.

혼수 (coma)
② 식물인간 상태 (vegetative state)
③ 최소의식 상태 (minimally conscious state, MCS)

혼수

병적인 무의식 상태로 눈이 감겨 있으며, 의도적인 움직임이 전혀 없습니다.


식물인간 상태

전형적으로는 혼수 상태 뒤에 나타나며, 눈을 뜨는 식의 각성상태의 증거는 있지만 주위환경에 지속적이거나 재현가능한 반응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Wakeful unresponsiveness 
즉, 깨어있지만 반응성은 없는 상태가 특징적입니다. 
자발적인 수면-각성 주기의 존재
② 행동/반응으로 나타나는 뇌피질 활동 (cortical activity) 의 부재 

이 상태는 수상 후 경과한 시간과 함께 기술되어야 하며, 
지속적(persistent) 또는 영구적 (permanent) 식물인간 상태라는 표현은 수상 후 경과한 시간을 표시하지 않고 예후와 현재의 상태를 혼동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수상 후 1달 경과 시점에서 식물인간 상태인 환자들의 50% 정도는 일년 이내에 약간의 의식수준을 회복하고, 28% 정도는 어느 정도 독립적인 수준까지 회복된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하지만 외상성 뇌손상 후 1년 이상의 시간이 경과하더라도 계속해서 회복이 됩니다.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깨어나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예후 인자
①젊은나이
②동공 반응 & 동향 안구 운동 (conjugate eye movement)
③(제뇌 자세나 이완 보다는) 제피질 자세 (decorticate posture) 
④조기의 자발적인 눈 뜨기
⑤인공 호흡기를 사용하지 않음
⑥뇌 수두증 없음
등이 있습니다.


제뇌 자세는 왼쪽 그림과 같은 자세이며, 어깨 내전 (adduction), 팔꿈치 신전 (extension), 전완부 회내 (pronation), 손목 굴곡 (flexion), 무릎 신전 (extension), 발목 족저굴곡 (plantarflexion) 상태를 보입니다.


제피질 자세는 오른쪽 그림과 같은 자세이며, 어깨 내전, 팔꿈치 굴곡 (flexion), 손목 굴곡, 무릎 신전, 발목 족저굴곡 양상을 보입니다. 


최소의식 상태 (MCS)

정상과 비교해서는 현저하게 저하된 의식상태이지만, 자기자신이나 환경을 인식(awareness) 하는 것에 대한 명확하고 재현가능한 증거들이 있습니다. 
① 물체의 움직임을 따라 보는 visual tracking
② 한단계 정도의 간단한 명령 따르기 
③ 자발적 의사표현을 할 수는 없지만 이해할수 있는 언어반응
④ 인지할 수 있는 예-아니오 반응
⑤ 환경적 자극에 의해 유발되는 움직임 또는 감정반응 (튜브를 반복적으로 뽑으려고 하는 행동 등)
들이 나타납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촬영 (functional MRI)나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PET) 등을 통해 기능적 영상을 얻고, 식물인간 상태와 최소의식 상태를 구별하고 예후추정에 사용하려는 연구들이 계속 진행 중입니다.


뇌의 포도당 대사를 측정한 기능적 영상으로 색깔이 붉은색에 가까울수록 대사가 활발한 것을 의미합니다. 정상에 비해서 뇌의 포도당 대사율이 저하되어 있음을 알수 있고, 최소의식 상태가 전반적인 영역에서 포도당 대사율이 식물인간 상태보다는 높은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의식이 저하된 환자들을 신경학적 진찰을 통해 평가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①동공 크기 및 반사
②뇌간반사 (brain stem reflexes)
  • 각막 반사 (corneal reflex)
  • 구역 반사 (gag reflex)
  • 인형안반사 (눈머리반사, oculocephalic reflex, 흔히 doll's eye)
③안구움직임 (ocular movement)

각만 반사는 각막에 면봉 등으로 접촉자극을 주었을 때 반사적으로 양쪽 안검이 닫히는 현상으로 구심신경 (afferent nerve)는 제5번 뇌신경 삼차신경 (trigeminal nerve), 원심신경 (efferent nerve)는 제7번 뇌신경 안면신경 (facial nerve) 입니다. 

구역 반사는 인두후벽이나 혀의 뿌리 부근을 자극하면 구역질을 일으키는 반사로, 구심신경은 주로 제9번 뇌신경 혀인두신경 (glossopharyngeal nerve), 원심신경은 제10번 뇌신경 미주신경 (vagus nerve) 입니다. 

oculocephalic reflex는 누운자세에서 빠르게 머리를 양측으로 90도 돌립니다. 뇌간이 정상인 경우는 머리가 회전하는 방향과 반대쪽으로 눈이 움직입니다. (주시하고 있던 물체에 초점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뇌간이 손상된 경우는 눈이 머리가 회전하는 방향으로 따라움직입니다. 


환경적 자극에 대한 자발적인 반응을 관찰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데, 흔히 하는 실수가 의도적인 반응을 반사적인 것으로 오인하는 것입니다. 자극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충분한 시간 동안 관찰하지 않거나, 가족들이 너무 반응을 너무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할때 흔히 실수할 수 있습니다. 

의식 상태를 개선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


다양한 방법을 통한 감각자극 주기 (multimodal sensory stimulation, coma stimulation) : 해가 된다는 보고는 아직 없었지만, 효과에 대한 결론도 아직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약물치료 : 정신 자극제 (psychostimulant), 도파민 효능제 (브로모크립틴 bromocriptine, 아만타딘 amandatine, L-dopa 등)

전기자극 : 뇌간과 시상에 전극을 삽입하여 망상체 (reticular formation)에 자극을 주어 각성 상태를 증가시키는 연구도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의식 저하 상태의 환자들에서 재활치료의 주된 목표
① 의학적 안정상태 유지 : 경련, 뇌 수두증, 내분비계 장애 등의 조기발견
② 진정제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기 
③ 호흡기 위생적 관리 : 폐렴 예방

④ 피부 통합성 유지 : 욕창 예방

⑤ 관절 구축 예방 : 근육긴장항진(hypertonia) , 관절 구축등에 대해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


등이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 이어지는 내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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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학과 전문의 취득하고, 현재 병원 근무중입니다. 근거가 있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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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평가와 치료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 이번 글은 3,4번 항목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① 경증 외상성 뇌손상 (뇌진탕) 의 치료

② 중등증 ~ 중증 외상성 뇌손상의 급성기 치료

③ 급성기 동안 생리학적인 평가방법

④ 신경영상학적 평가방법

⑤ 의식장애가 있는 환자들의 치료


3. 급성기 동안 생리학적인 평가방법


체성감각유발전위 검사 (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s, SSEPs) 는 팔이나 다리의 말초신경체계의 감각신경 또는 혼합신경을 자극하여 두피에서 유발전위를 측정하는 검사로 감각신경 전달경로의 이상을 알아볼때 주로 합니다. 


출처 : Singh G. 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 monitoring. J Neuroanaesthesiol Crit Care 2016;3:97-104.


중증의 외상성 뇌손상에서는 생존을 예측하거나 외상 후의 혼수(코마)상태, 식물인간 상태등을 평가하기 위해 종종 시행합니다. 정중신경 체성감각유발전위 (median nerve SSEP) 에서 양측 모두 반응이 없거나 비대칭적인 결과를 보일 경우 심각한 기능 결손을 의미합니다. 다만, 한번의 검사로는 치료결과와 잘 맞지 않을 수 있으므로 연속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뇌파검사 (electroencephalography, EEG) 또한 외상의 중증도나 혼수상태의 깊이를 판단하는데 쓰입니다. 수상 후 24시간내에 시행한 뇌파검사는 오히려 24~48시간 정도에 시행한 검사보다 오히려 예후를 예측하는데 유용성이 떨어집니다. 이 역시 마찬가지로 연속적인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하지만 추후 경련(seizure) 위험성을 예측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동공반사는 뇌부종이나 뇌 탈출(허니아)와 연관된 외과적 응급상황의 임상적 표지자일 뿐만 아니라, 병변의 위치, 사망률, 전반적인 예후도 참고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그리고 아직 연구중이지만, 구조적 이상이나 생화학적 연쇄반응에 따른 이상을 뇌척수액 또는 혈액속의 표지자를 통해 알아보는 바이오마커도 있습니다.


4. 신경영상학적 평가방법 


CT


외상성 뇌손상 영상 평가의 가장 주된 방법은 두부 컴퓨터 전산화 단층 촬영 (CT) 입니다. 신경외과적 응급상황과 연관된 덩이 병변을 발견하는데 유용합니다. 외상성 뇌손상 (3)-1 에서 소개한 내용을 참고하시면 이해가 쉬우실것 같습니다. 


경막외 출혈이나 경막하 출혈, 또 빈도는 낮지만 뇌좌상 등으로 인하여 중심선 이동 (midline shift) 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수술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매우 응급상황입니다. 



한편 일차 손상 중의 하나인 미만성 축삭 손상은 찢어진 신경축삭 (sheared axon) 근처의 작은 점상 출혈형태로 보이는데 중증도가 심하지 않을 경우는 CT로는 감별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CT는 외상성 뇌손상의 초기 평가에서 현재 가장 기본이 되는 영상의학적 평가방법입니다. 

장점은 

① 빠르고,
② 가격이 싼 편이며, 

③ 비침습적인 방법으로 삼차원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급성 출혈, 덩이 효과, 안면부나 두개골 골절을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고, 즉각적인 응급처치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회복 경과를 평가하거나 추가적인 합병증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하기 위해 반복적인 CT 촬영을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예상했던 것 보다 회복이 더디거나 오히려 악화되거나 하는 경우 다시 촬영한 CT에서 재출혈 병변이나 뇌 수두증 (hydrocephalus) 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아래 사진에서 뇌 안쪽으로 검게 보이는 부분이 뇌척수액이 흐르는 뇌실 (ventricle) 입니다. 뇌 수두증은 정상적인 뇌척수액의 흐름에 문제가 생겨서 쉽게 말하면 뇌에 물이 차는 것으로, 왼쪽이 정상적인 경우이고 오른쪽이 뇌 수두증입니다. 다음에 다시 한번 자세히 소개하겠습니다.



단점

CT도 일반 엑스레이 촬영처럼 방사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사능 노출의 위험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번 CT 촬영을 해야 할 경우에는 그에 따른 이득과 위험을 판단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MRI


자기공명영상 촬영 (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는 외상성 뇌손상에서 유용성이 입증된 또다른 영상평가방법입니다. 자기장을 발생시켜 인체 조직내의 수분을 구성하는 수소 원자를 이용하는 기법으로 수분함량의 차이나 밀도 차이를 감지하여 뇌 조직 영상을 고해상도로 얻을 수 있습니다.  


단점

급성기 출혈이나 뼈의 골절을 감지하는 능력은 CT보다 낮습니다. 

② 가격이 비싸고

③ 찍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움직이면 영상에 오류가 많이 납니다. (motion artifact) 

⑤ 촬영 기계 소리가 좀 시끄럽고 

⑥ 검사 공간이 좁아서 환자들이 검사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폐쇄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매우 힘들어합니다)

⑦ 자기장을 활용하기 때문에 급성기 환자 모니터링 이나 치료 등을 위해 부착한 장비들이 있거나, 환자가 인공 심박동기 (pacemaker), 동맥류 결찰 (aneurysm clip) 등을 가지고 있는 경우 촬영이 어렵습니다. 총에 맞은 상처와 같이 금속물질이 체내에 존재하는 사고의 경우 검사해서는 안됩니다.  


장점

연부 조직에 대한 해상도가 CT보다 높아서 훨씬 더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출혈, 비출혈성 뇌백질 손상 (DAI), 뇌간(brainstem) 이나 전두엽 손상 같은 경우 MRI가 유용합니다. 

따라서 시간이 조금 지나서 환자가 안정화되면 미만성 축삭 손상이나 다른 작은 출혈 부위들을 진단하여 앞으로의 치료와 예후를 생각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CT와 달리 여러가지 영상 기법이 존재하는데, 뇌 촬영에서 기본 기법은 T2 강조영상 (T2-weighted images) 과 FLAIR (fluid-attenuated inversion recovery) 입니다. 뇌척수액으로부터의 신호를 억제하여 뇌 피질과 뇌실 주변부 병변들을 더욱 잘 볼수 있게 합니다. 



T1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뇌실 주변부의 미만성 축삭 손상이 T2와 FLAIR에서는 잘 관찰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GRE (gradient recalled echo) 영상기법의 경우 출혈된 혈액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분해되면서 나오는 부산물들에 민감하여 미만성 축삭 손상등을 발견하는데 좋습니다. 




환자를 움직이지 않고 관상면(coronal), 시상면(sagittal) 영상도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어서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다음글에서 또 이어서 소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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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

재활의학과 전문의 취득하고, 현재 병원 근무중입니다. 근거가 있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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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 2번째 글입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이번 글에서는 역학적 내용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2. 역학


국내에는 아직 정확한 통계는 찾기 힘든것 같습니다. 미국의 경우 대략적으로 매년 1700만명의 외상성 뇌손상 환자가 발생합니다. 적지 않은 숫자죠?


세계적으로 외상성 뇌손상은 사망과 장해에 있어 주된 원인이기도 합니다. 또한 신체적문제 외에도, 인지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체적인 발생 패턴은 국가마다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으며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다치게 되는 원인은 어떤것이 있을까요?


낙상, 교통사과 관련 충돌, 스포츠 활동 관련 충돌 등이 가장 대표적인 원인입니다. 



그 밖의 원인으로 폭력, 아동학대 등이 있습니다.


인구학적 요인과 위험 인자


연령과 성별


전체 연령대를 놓고 살펴봤을 때 0~4세의 소아와 15~19세 청소년기에 발생률이 가장 높습니다. 그리고 15~19세 연령대에서 가장 흔한 외상성 뇌손상의 원인은 교통사고 입니다. 


65세 이상 노인에서도 외상성 뇌손상 발생률이 높은 편인데, 주로 낙상이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성별로 살펴볼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1.4정도 발생률이 더 높습니다.


위험 인자


상대적으로 낮은 사회경제적 위치를 가진 사람들이 좀 더 수상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되는데, 이는 이 사람들이 좀더 위험성이 높은 어렵고 힘든 일에 종사하거나, 오래되어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떨어지는 차량이나 집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은 등등의 문제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불안장애, 우울증, 전환장애등의 병력이 있는 경우도 위험인자로 볼 수 있습니다,


간접적인 원인으로 가장 큰 위험한 것이 알코올! 술! 입니다. 하지만 예방 가능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모두 절주하시기 바랍니다 :) 


다음 글에서는 외상성 뇌손상의 병태생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금 복잡할수도 있는데 최대한 쉽게 쓰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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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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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습니다.

모두 2019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이번 글 부터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하여 다뤄보려고 합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등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1. 외상성 뇌손상의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먼저, 외상성 뇌손상이란 무엇일까요?


의학용어로는 Traumatic brain injury 줄여서 TBI 라고 합니다. 사전적 정의는 바깥의 힘(외력)에 의해 두뇌에 초래되는 손상을 통칭하고 있습니다. 외력에 의해 생긴다는 점에서 뇌졸중과는 엄연히 다른 질환입니다.


또한 외력에 의한다 할지라도 머리의 단순한 충격이나, 열상 (찢어진 상처) 등은 두뇌에는 손상을 초래하지 않기 때문에 외상성 뇌손상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흔히 경증(mild), 중등증(moderate), 중증(severity) 로 분류하고 있으며, 글래스고우 혼수 척도 (Glasgow Coma Scale, GCS)가 초기 중증도 평가에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임상적 평가를 통해 척도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며 크게 개안(눈 뜸) 반응, 언어적 반응, 운동 반응 3가지 영역을 평가합니다. 각각의 평가 영역의 점수를 단순 합산하여 총점을 매기며 3~15점까지 분포하게 됩니다. 


평가항목 

점수 

1. 눈 반응

자발적으로 뜨고 있다

4

눈을 뜨라는 소리를 듣고 뜬다

3

통증 자극에 눈을 뜬다

2

눈을 뜨지 않는다

1

2. 언어 반응

질문에 정확히 답변하고 대화가 가능

5

질문에 대답하고 대화가능지만, 부정확한 답변

4

질문에 관계없는 부적절한 단어를 말한다 

3

이해불명의 소리를 낸다

2

반응이 없다

1

3. 운동 반응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6 

통증 자극에 대하여 :


  부위를 인식할 수 있다

5

  회피하려고 한다

4

  굴곡 반응 

3

  신전 반응 

2

  반응 없음  

1


점수에 따른 중증도 분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점수 

중증도 분류

GCS 13~15

경증 

GCS 9~12

중등증

GCS 3~8

중증 


그 밖에 의식 소실/혼수상태의 기간, 증상의 중증도 등에 따라 나누기도 합니다. 


한편, 외상후 기억상실 (posttraumatic amnesia, PTA)라는 용어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외상성 뇌손상 후 수상 당시 사건에 대한 기억 상실, 혼동, 인지기능 손상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본격적으로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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