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배의 의학정보★ :: 척추를 굽히고 펼 때의 변화, 디스크, 척추전방전위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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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번 글에서는 척추 해부학에 따른 역학적 측면을 가볍게 다룰 예정입니다. 

자세한 질병의 진단방법, 치료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다시 다루겠습니다. 

 

1. 목뼈 운동에 따른 척추사이구멍의 직경의 변화

 

목뼈의 움직임은 척추사이구멍 (추간공, intervertebral foramen)의 크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척추사이구멍을 통해 척수신경뿌리 (spinal nerve root)가 나오기 때문에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MRI를 이용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목뼈를 40도 가량 굽혔을 경우 (flexion) 척추사이구멍의 면적이 약 31% 증가되고, 30도 가량 폈을 경우 (extension) 약 20% 정도 감소하였습니다.

이러한 굽힘과 폄의 운동 외에도 가쪽굽힘 (lateral flexion)과 축돌림 (axial rotation) 에 의해서도 면적이 변화할 수 있는데 가쪽굽힘의 경우 반대쪽 척추사이구멍의 면적을 증가시키며, 축돌림의 경우에도 반대쪽 척추사이구멍의 면적을 증가시킵니다. 

 

 

뼈곁돌기 (골극, osteophyte)가 있거나, 척수신경뿌리 주변조직의 부종 등의 원인에 의해 척추사이구멍이 좁아질 경우 (이것이 바로 척추협착증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좀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압박이 발생하여 신경뿌리병증 (radiculopathy)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신경뿌리의 압박과 염증이 발생하면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분절(dermatome)을 따라 타고 내려가는 양상의 방사통 (radicular pain)을 유발하거나, 해당 신경이 지배하는 근육들의 약화를 초래하게 됩니다. 

 

허리뼈를 그림 예시로 보여드리지만, 목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오른쪽 척추사이구멍의 협착을 가진 사람을 생각해봅시다.

목을 뒤로 젖히는 동작 (폄)을 할 때, 척추사이구멍이 좁아져서 신경증상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것입니다. 특히, 오른쪽으로의 가쪽굽힘 및 축돌림이 동반될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질 것입니다. 경추의 디스크 탈출증이나 척추협착증이 의심될 경우 신체진찰시 시행하는 스펄링 검사 (Spurling's test)가 바로 이러한 원리입니다. 

스펄링 검사를 시행할 때 검사자가 압박을 가하게 됩니다. 

 

2. 허리의 굽힘과 폄

 

똑바로 서 있는 자세에서, 2개의 인접한 허리뼈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 부하의 약 80%는 척추뼈 몸통과 척추사이 원반(디스크)을 통해 전달되고, 나머지 약 20%는 척추 후관절 및 고리판 (후궁뼈, lamina)같은 뒤쪽 성분들에 의해 전달됩니다. 

과도하거나 지속적인 허리의 굽힘은 척추사이 원반의 앞쪽에 대한 압박력을 증가시킵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겔과 같은 형태의 속질핵을 뒤쪽으로 밀어냅니다. 건강한 척추의 경우, 지난 글에서 소개하였듯이 원반의 이동은 신장된 섬유륜에서 발생한 장력에 의해 저항을 받기 때문에 이러한 변형의 크기는 작으며 어떤 병적인 결과도 초래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원반이 탈수되어 약해지거나, 섬유륜에 균열이 생기거나 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속질핵은 뒤쪽으로 이동하게되고 척수나 척수신경뿌리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흔히 척추사이원반 탈출증 (디스크 탈출증, herniated disc) 또는 좀 더 공식적인 용어로 속질핵 탈출증 (herniated nulceus pulposus)이라고 합니다. 

 

지난 글에서 설명드렸듯이, 섬유륜의 바깥쪽 층에만 신경이 분포하기 때문에 경과가 진행되어 해당 부분을 침범할 경우 통증이 발생하게 됩니다. 

 

탈출증이 발생할 경우 침범된 척수신경뿌리의 감각분포 (dermatome) 및 운동분포 (myotome)에 따라 특정 부위의 통증, 감각이상, 근육약화 등의 신경학적 증상을 나타내게 됩니다.

다만, 탈출된 속질핵에 의한 기계적 압박만이 증상의 원인은 아니며 염증성 반응도 관여하게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다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척수신경뿌리의 감각분포로 대표적인 그림입니다. 하지만 겹치는 부위도 있기 때문에 100% 그림대로 신경지배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허리의 폄은 탈출된 속질핵을 앞쪽으로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속질핵 탈출증에서의 전형적인 뒤쪽방향 이동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원반 내의 압력을 감소시키고, 속질핵과 신경뿌리 사이의 압력을 감소시켜 다리에서 느껴졌던 통증이나 감각이상이 허리쪽으로 이동하여 증상이 완화되기도 하는데 이를 증상의 중심화 (centralization)라고 합니다. 이 점에 착안하여 뒤쪽으로 탈출된 속질핵에 의한 신경뿌리병증, 방사통을 감소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허리의 폄을 강조하는 치료법이 Robin Mckenzie라는 뉴질랜드의 물리치료사에 의해 개발되었는데, 바로 맥켄지 운동 (Mckenzie exercise) 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접근법이 모든 환자들에서 이익이 되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해야하기도 합니다. 

 

허리를 펴는 동작은 척추 전만을 증가시키며, 척추후관절에 작용하는 부하의 비율을 증가시킵니다. 생리적 범위내에서의 허리 폄은 척추후관절의 접촉면적도 같이 증가시켜 부하를 수용할 수 있지만, 과다하게 펼 경우 (hyperextension) 접촉면적이 오히려 감소하여 작용하는 부하가 매우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만성적인 허리의 과다한 전만 자세는 척추후관절 및 인접한 뒤쪽 영역들에 대해 손상을 유발하여 요통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목뼈에서와 마찬가지로 허리를 펴게 될 경우 척추사이구멍의 직경이 약 11% 정도 감소합니다. 따라서 척추사이구멍이 좁아져서 척추신경뿌리를 침범받은 척추협착증 환자들은 허리의 과다한 폄이 연루된 활동들은 제한하는 것이 좋습니다. 

 

3. 척추전방전위증 (spondylolisthesis)

 

조금 딱딱한 내용이지만, 이해에 좀더 도움을 드리고자 물리적인 내용을 잠깐 설명하겠습니다. 

 

엉치뼈 (천골, sacrum)의 바닥부(윗면)은 앞쪽과 아래쪽 방향으로 경사져 있기 때문에 바로 서 있는 자세에서 수평면에 대하여 약 40도의 각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각도 때문에 체중에 의한 힘은 앞쪽 방향으로의 전단력(BWs)과 엉치뼈의 바닥부에 수직으로 작용하는 압박력(BWc)을 형성합니다. 40도 각도일때 앞쪽 방향으로의 전단력은 약 체중의 64% (sin40) 에 해당하며, 허리의 전만 (lumbar lordosis)이 증가할수록 형성하는 각도가 커지게 되어 앞쪽 방향 전단력도 커지게 됩니다. 뒷부분에서 좀더 설명하겠지만, 골반의 앞기울임 (anterior tilting)에 의해 허리의 전만을 증가시켜 각도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앞쪽 방향으로의 전단력이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계속 작용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허리뼈 아래쪽 부위가 엉치뼈에 대해서 앞쪽으로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즉, 척추전방전위증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막기 위해 여러 구조들이 존재합니다. 척추원반, 척추후관절의 관절주머니, 앞세로인대 (anterior longitudinal ligament), 장요인대 (iliolumbar ligament) 등의 결합조직이 있으며, 5번 요추와 1번 엉치뼈 사이의 척추후관절의 관절면이 기여합니다. 관절면의 경사가 거의 이마면 (coronal plane)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앞쪽 방향으로의 전단력에 효과적으로 저항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저항은 척추후관절내의 압박력(JF)을 형성하게 됩니다. 

 

 

척추전방전위증은 꼭 5번 요추와 1번 엉치뼈 사이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의 척추뼈가 다른 척추뼈에 대해 앞쪽으로 미끄러진 것을 설명하는 용어로,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위가 5번 요추와 1번 엉치뼈 사이 (L5-S1)입니다. 대부분은 척추후관절의 위관절돌기와 아래관절돌기 사이의 관절간부 (pars interarticularis)의 양측성 결손 혹은 골절과 연관있습니다.

 

좀 더 추가적으로 설명드리면 관절간부의 결손 혹은 골절만 있는 경우 척추분리증 (spondylolysis) 이라고 하며, 척추뼈가 앞쪽으로 미끄러져 나올 경우 척추전방전위증이라고 합니다. 

 

관절간부 영역에서의 반복적이고 강한 허리의 폄이 있을 경우 허리의 전만이 증가되어 앞쪽 방향으로의 전단력을 증가시켜 유발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척추전방전위증이 있을 경우 아래쪽 허리의 강력한 폄을 요구하는 운동은 시행하지 말아야 합니다. 

 

척추세움근육 (erector spinae)의 힘은 엉치뼈의 윗면에 평행한 앞쪽 방향으로의 전단력 (ESs)을 유발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근육의 힘이 강할수록 (허리의 폄 동작이 강할수록) L5-S1 이음부에서의 앞쪽 방향으로의 전단력이 증가하여 악화시키게 됩니다. 

 

한편 엑스레이 촬영을 할 경우 경사면 촬영 (oblique view)에서 scotty dog sign 이라는 강아지 모양을 하고 있는 부분에서의 관절간부 결손 혹은 골절의 특징적인 소견 (좀 섬뜩하긴 하지만 강아지 목이 부러진 모습으로 확인됩니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측면 촬영 (lateral view)에서 전방전위의 정도에 따라 중증도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빨간색 화살표로 표시한 부분이 강아지 목에 해당하는 관절간부이며, 골절로 인해 끊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쪽의 정상부분들과 확인하면 좀더 뚜렷하게 차이가 납니다. 

 

Meyerding classification : 중증도 구분

단계 미끄러진 정도 (%)
1 < 25
2 25~49
3 50~74
4 75~99
5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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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배

재활의학과 전문의 취득하고, 현재 병원 근무중입니다. 근거가 있고 정확한 의학정보를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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