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외상성 뇌손상에 대해 살펴보고 있습니다.
1. 정의 & 중증도를 나누는 기준
2. 역학
3. 병태생리
4. 평가와 치료
5. 환자의 반응성을 평가하는 방법 & 외상성 뇌손상 합병증
6. 급성기 예후 인자
7. 신경영상학적 평가 수단
지난 글에서 외상성 뇌손상의 예후인자에 대하여 살펴보았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흔히 접해보시는 CT, MRI 외에 추가적인 외상성 뇌손상의 기능적 신경영상학적 평가 방법에 대하여 소개하겠습니다.
기본적인 CT, MRI 소견에 대해서는 지난 블로그 글을 링크를 타고 가서 읽어보시면 도움되겠습니다.
먼저, 기능적 영상기법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혈류역학, 확산, 물질대사 등에 있어서의 변화를 해부학적 정보와 연관지어서 나타내주는 방법입니다.
1)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
2) 확산 강조 영상
3) 확산 텐서 영상
4) 자기공명분광법
5) 단일 광자 방출 단층촬영
6)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
7) 제논 CT
8)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학
순서로 간단하게나마 소개해보겠습니다.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 (functional MRI, fMRI)
인지 기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널리 사용되어 가장 잘 알려진 기능적 신경영상학적 평가 방법입니다. 기본적인 방식은 보통의 자기공명영상 (MRI) 의 고해상도 구조적 이미지를 얻고, 뇌를 스캔하는 동안 피검자가 어떤 과제를 수행하도록 합니다.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뇌의 혈류역학적 변화 (혈액의 산소 농도와 관련된 신호 등)를 측정하고 기록합니다. 이러한 혈류역학적 변화들은 그 변화들이 발생하는 뇌 영역 신경의 활동성에 대한 간접적인 측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붉은색으로 표시될 수록 해당 부위의 뇌 기능이 보다 많이 활성화 되어 있음을 나타냅니다.
외상성 뇌손상에 대한 기능적 뇌 자기공명영상 연구는 많지 않지만,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현재까지 수행되어 온 연구에서 건강한 사람과 비교하였을 때,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서 뇌 활성 부위의 편측성 (laterality : 특정 뇌 기능이 좌뇌 혹은 우뇌 중 한쪽에 기능이 우세한 것) 의 차이 및 뇌 활성 부위가 보다 넓게 흩어져서 분포하는 특성이 관찰됩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인지 기능 관련 과제 뿐만 아니라, 단순 운동 과제에서도 관찰되는데 이는 외상성 뇌손상 환자들이 건강한 사람 수준의 행동이나 인지기능 수행을 하기위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확산 강조 영상 (diffusion-weighted imaging, DWI)
MRI 기법 중 하나로 뇌의 물 분자의 확산운동의 차이로 영상을 얻는 방법입니다. 따라서, 확산 강조 영상은 급성 허혈 (ischemia) 를 발견하고, 급성과 만성 허혈을 구분하는데 매우 유용해서 허혈성 뇌졸중 (뇌경색) 진단에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외상성 뇌손상에서는 이러한 확산 강조 영상이 미만성 축삭 손상 (DAI) 병변에 민감하여 기존의 T2 강조영상이나 경사회복에코 (gradient recalled echo, GRE) T2 강조영상보다 뛰어납니다.
출처 :
오토바이 교통 사고 후 미만성 축삭 손상이 발생한 20세 청년의 뇌 사진입니다.
A : T2 강조영상으로 화살표로 표시한 뇌량의 팽대 (splenium) 부분과 좌측 전두엽의 회색질-백질 만나는 부위에서 고신호 강도 병변 (흰색으로 밝게 관찰) 이 관찰됩니다.
B : 확산 강조 영상으로 병변들이 T2 강조영상과 마찬가지로 고신호 강도 병변으로 관찰되지만, 좀더 구분하기가 쉽습니다.
C : 현성 확산 계수 (ADC) 영상으로 저신호 강도 병변 (검은색으로 어둡게 관찰) 이 관찰됩니다.
이는 축삭 손상에 따른 글루타메이트의 유출로 인한 세포독성에 따른 부종 때문입니다.
확산 텐서 영상 (diffusion tensor imaging, DTI)
확산 강조 영상을 기반으로 하여 얻어지며 뇌의 백질 신경로 (white matter tract : 전화선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의 구조 및 완전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백질 신경로에 손상이 생기는 미만성 축삭 손상의 경우 외상성 뇌손상에서 흔히 발생하고 인지 기능 손상으로 이어지는데, 확산 텐서 영상을 이용함으로써 백질 신경로의 기능과 인지 기능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구들은 건강한 사람과 비교하였을 때,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서 주된 백질 신경로의 분획 이방성 (fractional anisotropy, FA) 이 상당히 감소하였습니다. 분획 이방성은 확산 텐서 영상의 주된 변수로 물 분자의 이동을 통해 백질 신경로의 구조적 완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으면 백질 신경로의 물 분자 이동이 원활한 것이고, 수치가 낮으면 손상이 있는 것을 나타냅니다.
미만성 축삭 손상을 입은 37세 여성 환자분의 확산 텐서 영상으로, 손상을 입은 오른쪽이 왼쪽에 비해 신경가닥이 가늘고 수가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분획 이방성이 감소한다는 것은 뇌 백질의 기능이상을 나타내며, 실제로 보통의 MRI에서는 정상 소견이었지만 확산 텐서 영상에서는 미만성 축삭 손상에 취약한 뇌량 (corpus callosum) 등의 부위에서 이상소견이 관찰되었습니다. 만성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서는, 확산 텐서 영상에서 백질 신경로의 구조적 완전성의 감소가 인지 기능 저하와 상관있었습니다.
자기공명분광법 (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MRS)
MRI 기계에서 실시되는 또 다른 유형의 신경영상의학적 방법으로 바이오마커들의 특징적인 자기적 신호를 탐지합니다. 이러한 신호는 뇌 지도 (brain map) 형태가 아니라 스펙트럼과 같은 연속된 파형으로 보여지게 됩니다. 엔아세틸 아스파르트 (N-Acetyl aspartate, NAA) 는 신경 건강을 나타내는 지표이고, 크레아틴 (creatine. Cr) 은 에너지 대사의 지표입니다. 외상성 뇌손상 후에는 NAA/Cr 비율이 감소하고 나쁜 예후와 상관있었습니다.
단일 광자 방출 단층촬영 (single photon emission computed tomography, SPECT, 스펙트)
주로 핵의학과에서 시행하는 검사로, 외부에서 방사성 동위원소를 투여하여 이들의 분포를 영상화 함으로써 생체의 생화학적 변화나 기능상의 문제를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뇌 분야에서는 뇌 혈류와 특정 신경수용체를 평가하는데 주로 쓰이며, 뇌 조직의 활성이 증가함에 따라 뇌 조직으로 공급되는 혈류량이 증가하여 섭취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양이 증가합니다. 단일 광자 방출 단층촬영은 뇌혈류의 지역적인 차이를 탐지하는데 민감하여 일반적인 CT 검사에서는 정상이더라도 혈류의 비정상 소견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증 외상성 뇌손상에 유용합니다. 또한 감소된 뇌 혈류를 통해 기존의 CT나 MRI 보다 예후 예측에 좀 더 뛰어납니다.
붉은 색으로 표시될 수록 뇌혈류량이 많은 곳입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MRI 사진과 비교하였을 때 세세한 구조물들을 확인하기에는 해상도가 부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MRI 에 비해서 작은 병변을 감지해내는 능력은 떨어지고 검사시간이 오래 걸리며, 검사에 사용되는 방사성 동위원소의 반감기가 수시간 정도 이기 때문에 기능적 자기공명영상 (fMRI) 와 같이 인지 기능 수행 동안에 일어나는 빠른 변화들을 볼 수는 없습니다.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SPECT 와 유사하게, 뇌 대사 영상을 얻기 위해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며 핵의학과에서 시행합니다. FluoroDeoxyGlucose (흔히, FDG 라고 하며 F-18이라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표지한 포도당) 를 사용하는데 포도당과 비슷한 물질이므로 체내 세포가 포도당과 경쟁을 하여 섭취합니다. 그래서 흔히 FDG PET 검사라고도 합니다. 포도당은 뇌의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뇌의 특정영역의 포도당 흡수 및 대사 변화를 영상으로 표현합니다.
외상성 뇌손상 환자에서 수행된 연구가 많지는 않지만, 휴식시 시행한 검사에서 전두엽과 측두엽에서 뇌 대사율이 감소하고 이는 회복기의 신경심리학적 테스트에서 좀 더 안좋은 결과와 상관이 있었습니다. Oxygen-15를 사용하여 활동시 시행한 검사에서는 건강한 사람과 비교하였을 때 활성도의 증가와 편측성 분포 패턴의 변화가 관찰되었습니다.
뇌 기능이 활발하여 포도당 대사가 많은 곳일수록 영상에서 붉게 관찰됩니다.
제논 혹은 크세논 CT (xenon CT)
뇌 혈류량을 정량화할 수 있는 검사방법입니다. PET 이나 SPECT와 비교하였을 때 쉽고 빨리 검사할 수 있습니다. 급성기에 뇌 혈류량을 모니터링 함으로써 뇌압 상승과 같은 상황에서 치료적 중재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이기도 하지만, 수상 후 뇌혈류량의 감소는 나쁜 신경학적 결과와도 연관이 있었습니다.
기능적 근적외선 분광학 (functional near-infrared spectroscopy, fNIRS)
또 다른 신경영상학적 기법으로 근적외선을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움직임, 시야, 실행 조절 등과 관련된 혈류역학적 변화를 알아보는데 쓰이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비침습적이고,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으며, 대형 자기장 스캐너와 같은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휴대할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 된 제품도 있으며, 사실상 환자나 피검자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지 않아서 뇌의 기능적 영상을 움직이는 동안 찍을 수 있는 현재까지 유일한 기술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피검자가 런닝머신에서 걸을 동안 수행한 연구도 있으며 2017년 ‘카이스트 10대 핵심 특허기술 설명회’에서 소개되어 대형 병원에서 테스트 및 실제 운용 중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공간해상도가 상당히 제한되고 근적외선이 투과할 수 있는 깊이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깊은곳에 있는 뇌 구조물들의 영상을 얻는데 제한이 있습니다. 또 영상 신호가 피부 색소 침착이나 털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용되고 있는 모든 신경영상의학적 방법들을 소개하지는 못했습니다. 기타 방법으로는 전기생리학 (electrophysiology) 에 근거한 정량적 뇌파검사나 자기뇌파검사법, 또는 경두개 도플러 초음파 (transcranial Doppler ultrasonography, TCD) 나 경두개 자기 자극 (transcranial magnetic stimulation, TMS) 등이 있습니다.
여기까지로 외상성 뇌손상에 대한 소개는 일단은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추후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댓글 주시면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에는 다른 주제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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