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요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다들 건강에 유의하고 계신가요?
재활의학과 환자분들 중에는 근력저하나 감각이상 등으로 자세 변경이 원활하지 못해서 욕창이 생기는 분들이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꼭 중증 환자들 뿐만 아니라 누구나 살면서 넘어져서 찰과상을 입거나, 칼에 베이거나 하는 등의 창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창상의 정의, 치유과정, 욕창의 분류, 드레싱의 정의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A. 창상의 정의
창상 (wound) 이란 정상적인 피부의 구조가 파괴된 상태를 말합니다. 글 처음에 말씀드린 욕창은 창상의 한 종류에 해당합니다. 피부는 아래 그림과 같이 크게 3층으로 된 구조로 볼 수 있으며, 조직학적 관점에서는 표피 뿐만 아니라 진피 조직까지 손상받은 경우입니다.
B. 창상 치유 과정
피부 조직이 손상을 입게 되면 그 즉시 창상을 치유하려는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1) 지혈 및 응고기 : 수분내로 혈소판을 비롯한 응고인자들이 활성화되면서 지혈 및 응고를 촉진합니다.
2) 염증기 : 백혈구의 식균작용(phagocytosis)을 통해 병원균과 손상되거나 죽은 세포들의 잔해를 제거합니다.
3) 증식기 : 혈관신생(angiogenesis), 콜라겐 및 육아조직(granulation) 형성, 표피의 재상피화(re-epithelialization)가 일어납니다.
4) 성숙 및 재형성기 : 섬유아세포(섬유모세포, fibroblast)를 많이 가진 육아조직이 콜라겐 섬유가 풍부한 흉터조직으로 바뀌는 단계로 손상 후 15일경부터 시작하여 18개월까지 지속됩니다. (매우 긴 시간동안 이루어지죠?)
치유의 속도와 정도는 개별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특별히 치유를 저해할만한 요인이 없는 경우 대체로 21일 정도면 치유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각각의 단계는 계단처럼 명확한 구분은 없으며 어느정도 중첩을 이루면서 연속적으로 진행됩니다.
C. 욕창의 분류
여담으로 욕창 (Pressure sore/ulcer, 최근엔 Pressure injury 라는 용어를 쓰는 추세입니다) 의 분류를 살펴보겠습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많이 쓰이는 NPUAP (National Pressure Ulcer Advisory Panel) 분류법을 소개하겠습니다.
1) 1단계 : 표피는 온전하나 압박하였을 때 창백해지지 않는 홍반
2) 2단계 : 표피가 소실되고 진피의 일부가 손상
3) 3단계 : 표피, 진피 및 피하조직까지 침범
4) 4단계 : 근막, 근육, 인대 및 뼈 까지 침범
5) 단계측정불가/미분류 : 전층 피부손상이나 창상 기저부가 부육 (슬러지,slough) 또는 건조한 가피(eschar)로 덮혀 있어 손상된 조직의 깊이가 불명확함
6) 심부조직손상 의심 : 보라색 또는 갈색으로 변색된 국소 부위 또는 혈액이 찬 수포가 존재
D. 창상의 미생물 상태에 따른 용어
창상이나 창상 드레싱 관련 자료들을 읽다보면 미생물의 존재 (bacterial burden)에 따라 구분하는 용어들이 나오는데 정확히 어떤 상태를 가리키는지 알쏭달쏭할때가 많습니다. 한번 정리해보면,
① 오염 (contamination) : 증식하지 않는 세균이나 이물질들이 존재하며 창상 발생시 불가피한 상태
② 세균 집락화 (colonization) : 창상에 증식하는 세균들이 상주하지만, 조직 손상은 없는 상태로 숙주의 염증반응이 없음
③ 세균 중증 집락화 (critical colonization) : 균의 집락화가 가속화되면서 심화되지만, 연부조직까지 침투하지는 않은 상태
④ 감염 (wound infection) : 창상에 증식하는 세균들이 상주하면서 조직의 손상을 일으키며, 숙주의 염증반응이 있음
E. 드레싱의 정의
상처가 나거나, 수술/봉합 등의 처치를 받은 후 병원을 방문하면 드레싱이라는 단어를 자주 듣게 됩니다. 드레싱이란 창상에 접촉하여 적용함으로써 치유과정을 돕고, 치유과정에 해가 되는 환경으로부터 창상을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 일체의 것들을 말합니다.
전통적인 드레싱 제제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거즈입니다. 습기와 삼출물의 배출을 통해 창상에 건조한 환경을 조성하며, 형성된 가피가 일시적으로 창상의 보호 및 상피의 재형성에 도움이 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하부의 조직들과 견고하게 고정되어 세포의 이동에 방해가 되고, 계속적인 습기의 증발로 인해 결국엔 상피의 재생에 방해가 되며 창상 감염이 없었던 경우에도 창상의 기저부에 남아있는 거즈 파편들에 의해 감염이 발생하기도 하고, 드레싱 교환시 창상 표면과 달라붙어 환자에게 통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1962년 영국의 George Winter는 효율적인 창상의 치료를 위해서는 습윤한 환경의 유지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창상 부위가 건조한 상태보다는 적당히 수분을 함유한 상태에서 상피의 재형성이 두배정도 빠르며, 삼출물이 피부를 재생하는데 필요한 성장 인자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그 이후 전통적인 건조한 드레싱의 단점을 보완하는 '폐쇄성 습윤 드레싱' 방식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창상면을 밀폐해 습윤한 환경을 유지시켜 창상 회복을 촉진시키는 방법이며, 이에 따라 수많은 드레싱 제제들이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습니다.
한편, 드레싱 치료에 사용되는 재료들의 경우 효과를 인정 하면서도 건강보험적용이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하이드로콜로이드 등의 습윤 드레싱 제제의 경우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갯수, 사용할 수 있는 기간등이 정해져있으며 항균작용이 있는 은 코팅 드레싱 제제의 경우 화상에 한하여 건강보험적용이 됩니다. 적응증 및 인정개수를 초과하여 사용할 경우 본인 부담률은 80%입니다. 반투과성 필름의 드레싱 제제 (상품명 : Tegaderm 등)의 경우 중심 정맥관 (central IV line) 및 피부 이식 공여창 (skin graft donor site)에 사용한 경우만 건강보험에서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보험 인정 기준에 의하면 창상 처치는 단순 창상 또는 심한 염증성 창상에 관계없이 하루에 한번만 드레싱 가능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환자에 따라서 여러 번 드레싱이 필요한 경우가 종종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상 창상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건강보험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오늘날 창상에 사용되는 드레싱제는 재질이나 특징에 따라 정말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러한 드레싱제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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