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 봄이 오는지 날씨가 많이 따뜻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화성시에 있는 융건릉에 다녀와보았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조선왕릉 중의 하나(?, 능이 두개가 있으니 둘이라고 해야할까요) 입니다.
약 500년을 지속한 조선이라는 왕조의 왕과 왕비가 잠들어있는 왕릉은 42기로 처음의 모양 그대로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는 세계사에서 유래를 찾아볼수 없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죠 :)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42기중 40기가 2009년 6월 30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습니다. 북한의 개성에 있는 2기만 등록되지 못한것이죠. 우리나라만의 문화재가 아니라 인류 전체의 문화유산으로써 보편적 가치를 입증 받은 것입니다.
여러 뛰어난 점을 인정받았겠지만 능원을 조성하면서 작성한 '산릉도감의궤'는 석물의 배열, 정자각의 조성과정은 물론 흙을 지어 나르는데 참여한 단순노역자의 이름까지 모두 남아 있는 문서입니다. 즉, 왕릉 조성 당시의 모든 내용을 기록으로 전하고 있는 것이죠. 따라서 훼손될 경우에도 이들 의궤를 통해서 원래 모습으로 복구할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것입니다. 조선왕릉만의 고유한 가치로 인정받은 부분이라고 하는데, 조선왕조실록이나 각종 왕실 의궤등을 보다보면 정말 조선은 '기록의 나라'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담이지만 조선왕릉은 능호 (능의 명칭) 만으로는 한자로 되어 있기도 하고 자세한 설명을 보기 전까지는 어느 왕의 무덤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융건릉만 해도 짐작도 가지 않는게 사실입니다. 저도 다녀와서 알게 되었는데, 문화재청이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조선왕릉 명칭 표기법을 바꾸겠다고 지난 2018년 09월 10일 발표하기도 했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능호에 무덤의 주인의 이름을 함께 붙여 쓰기로 했었습니다. 예를 들어, 태조 이성계의 무덤인 '건원릉'은 '건원릉(태조)'로 바뀌고, 숙종의 능인 '명릉'은 무덤에 함께 묻힌 1계비 인현왕후와 2계비 인원왕후도 함께 표기해 '명릉(숙종과 인현왕후 인원왕후)' 로 공식표기가 달라진다고 발표했었습니다. 다만,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동구릉'이나 서울 서초구의 '헌인릉'은 여러 왕릉이 모여있기 때문에 무덤의 주인을 모두 표기할 경우, 이름이 너무 길어진다는 점을 고려해 기존 명칭을 유지하였습니다.
다만, 갑자기 명칭을 변경할 경우 혼란이 생기는 것을 우려해 문화재청 홈페이지, 문화재 안내판, 홍보자료 등 국민이 정보를 얻는 곳 위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융건릉 옆 공영주차장 (주차비 : 무료) 이 있습니다.
주차를 한 후 100m 남짓만 걸으시면 매표소에 도착하실 수 있는데, 입구에서 이런 안내판이 저희를 반겨줍니다. 이 안내판은 아직 무덤주인이 사도세자 (장조) 와 정조 임을 알수 있게 명칭 표기가 바뀌지는 않은 모습이네요. 일부러 그렇게 한것인지 누락된 것인지 알수는 없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임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었습니다.
매표소의 관람시간 및 관람요금 안내입니다.
잘 보이지 않으실까봐 간단하게만 다시 정리해드리면,
기간 |
입장시간 |
관람시간 |
2~5월, 9~10월 |
09:00-17:00 |
09:00-18:00 |
6~8월 |
09:00-17:30 |
09:00-18:30 |
11~1월 |
09:00-16:30 |
09:00-17:30 |
관람요금은 기본적인 성인은 1,000원 이며 10인 이상일 경우 800원 입니다. 화성 지역 주민은 50% 할인을 해주기도 하고, 1개월 동안의 상시관람권, 3개월 내 10회 점심시간동안만 관람할 수 있는 관람권 등도 있었습니다. 그밖에 신분증 등을 지참할 경우 무료관람 대상자도 있었는데 특히 만24세이하 청소년 이거나 만6세이하 어린이는 무료였습니다.
문화재 매표소에서 점심시간관람권을 판매하는 것은 처음봤는데, 산책로로 이용하시는 분들을 위한 것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갔을때는 아쉽게도 겨울이라 그런지 12월 15일부터 익년 5월 15일까지 산불예방을 위해 산책로가 폐쇄되어 있었습니다.
안내도입니다. 왕릉 뒤로 길이 조성되어 있는 것이 보이시나요? 저기가 산책로입니다.
매표소 바로 옆에는 역사문화관이 있었습니다. 문화재는 늘 그렇듯이 기본 지식이 있어야 더욱 새롭게 보이기 때문에 들어가보았습니다.
융릉은 정조의 아버지이자 비운의 세자로 널리 알려진 '사도세자' 와 어머니 혜경궁 홍씨 (헌경의황후) 가 모셔져 있습니다.
건릉은 정조와 그의 비 효의황후가 모셔져 있습니다.
조선 시대의 무덩은 묘, 원, 릉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사도세자의 '수은묘' 였습니다. 이후 정조가 즉위하면서 사도세자를 '장헌세자'로 높여 불렀고, 무덤이름도 '영우원'으로 격상하였습니다. 이후 현재 지역으로 천장하면서 '현륭원'이라하였는데 '낳아주고 길러주신 현부에게 융숭하게 보답한다'라는 뜻이라고 하니, 정조의 효심이 잘 드러나는 이름인 것 같았습니다.
그 후 대한제국을 선포한 고종대에 이르러 '장헌세자'를 '장조'로 높이고, '현륭원'을 '융릉'으로 격상하게 됩니다. 즉, '융릉'은 수은묘, 영우원, 현륭원을 거쳐 현재의 융릉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것이죠. 조선왕릉 가운데 묘, 원, 능의 명칭을 모두 거친 유일한 능이라고 하니 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조선왕릉의 공간구성
출처 : 문화재청 조선왕릉 홈페이지
출처 : 네이버
융릉은 혜경궁 홍씨 (헌경의황후)가 세상을 떠난 후 사도세자와 함께 하나의 무덤에 합장되어 있는 합장릉의 형태입니다.
정조의 경우 승하한 후 아버지의 무덤인 현륭원 동쪽 언덕에 처음에 능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후에 풍수지리상 좋지 않다고 하여, 아내였던 효의황후가 세상을 떠나자 현 위치인 건릉으로 천장하며, 합장릉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현재는 현륭원 서쪽 언덕에 위치하고 있죠.
역사문화관에는 VR 체험으로 공중에서 바라보는 왕릉의 모습도 체험 가능한 것으로 보였는데, 아쉽게도 주말에는 이용객이 많아 혼잡하다는 이유로 체험이 불가능하였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주말에 올텐데 주말에는 이용이 불가능하면 실효성이 너무 떨어지지 않나 하는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평일 10:00-11:00, 13:00-14:00 이용가능하니 참고하세요~
아 참! 역사문화관 한켠에는 '원행을묘정리의궤' 영상이 재생되는 모니터가 있었는데, 고장이 났는지 작동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것 뿐만 아니라 한켠에 작은 안내 모니터도 고장나 있었는데, 세계문화유산으로까지 선정되었는데 좀더 시설물 관리에 신경을 써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이런 소나무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능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저는 동쪽에 있는 융릉부터 가보았습니다.
능역과 속세를 구분하는 의미의 돌다리 '금천교' 너머로 융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겨울이라 푸른 잔디는 없었지만 조용하고 잘 정돈된, 뒷편의 산세에 폭 안겨있는 듯한 능역을 바라보니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굳이 멀리 있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 않더라도, 경주에 있는 신라시대 왕릉과 비교해봐도 왕릉치고는 상당히 봉분이 작고 소박한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운데 돌로 된 길이 보이실텐데 경복궁과 같은 궁궐에 가면 참도가 세구역으로 나누어져 있고 가운데가 높고 왕이 다니는 길이고, 양 옆이 조금 낮게 위치해있고 신하가 다니는 길이었습니다.
왕릉은 두구역으로 나누어져 있었고 왼쪽이 조금 높았고 제례때 향과 신주가 지나가는 신도, 오른쪽이 조금 낮았고 왕이 지나가는 어도 였습니다.
사진에서 느껴지시듯이 능역 입구에서부터 완만한 경사를 이루면서 왕릉까지 이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
제가 갔던날 겨울치고는 날씨가 굉장히 맑기도 했지만, 햇빛이 굉장히 잘 들어서 폰에 있는 나침반으로 확인해봤더니 거의 정남향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왕릉이 있는 곳이니 풍수지리상 제일 좋은 명당을 골랐을 것만 같아 심호흡을 여러번 크게 해보기도 했습니다 :)
문화재 보존을 위해 펜스가 쳐져있어서 역사문화관에서 봤던 능의 세세한 구조들을 볼수는 없어서 조금 아쉬웠습니다.
문석인, 무석인, 장명등, 혼유석, 석양 등이 보이시나요?
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
제사를 지내던 건물인 정자각에서 입구쪽을 향해 바라본 모습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내부에는 좀 휑한 느낌도 있었지만 실제 제례때 음식을 놓는 방법인 제수진설도와 제례 사진이 안내판으로 되어있었습니다.
왕의 행적을 적은 비석이 있는 비각에는 비가 두개 있었습니다. 하나는 사도세자 (장조), 또 하나는 황후의 것이었습니다.
비석에 보이는 총탄 자국들은 6 25 전쟁때 생긴 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하였습니다.
융릉을 뒤로 하고 서쪽에 있는 건릉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조선왕릉의 기본적인 공간구성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융릉과 구조적인 면에선 크게 다른 것은 없었습니다.
세부적인 봉분 주변의 모습이 다른지는 가까이 다가가서 볼수가 없어서 확인하지 못한것이 조금 아쉽긴 하였습니다.
출처 : 문화재청 홈페이지
건릉에도 비각안에 정조에 관한 비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역사를 좋아하는 편입니다. 아쉽게도 지방에 거주해서 그런지 조선왕릉은 가볼 기회가 마땅치 않았는데, 이번에 저의 짝꿍과 함께 처음으로 다녀와보았습니다. 주위 자연과 조화를 이룬채 조용히, 영원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왕과 왕비들을 생각하니 뭔가 고요하면서도 숙연해지는 마음이었습니다. 특히나 이번에 가본 왕릉이 뒤주에 갇혀 생을 마감한 비운의 세자 '사도세자'와 지극한 효심으로 그를 대했던 아들 '정조'가 나란히 있는 융건릉이라서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분들은 문화재청 조선왕릉 홈페이지를 참고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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